날짜
2021년 12월 16일~2022년 1월 30일
장소
국제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4
자세한 정보
국제갤러리는 2021년의 마지막 전시로 프랑스 태생의 미국작가이자 현대미술의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 Louise Bourgeois의 개인전 《유칼립투스의 향기 The Smell of Eucalyptus》를 개최한다. 조각 및 평면 작품을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2012년에 이어 10여 년 만에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부르주아의 여섯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 포함되는 특정 작품의 개별 제목이기도 《유칼립투스의 향기 The Smell of Eucalyptus》는 부르주아의 후기 작품에서 특히 주요하게 조명되는 기억, 자연의 순환 및 오감을 강조하는 문구이다. 1920년대 후반 프랑스 남부에 거주하며 병든 어머니를 간호하던 젊은 시절의 부르주아는 당시 유칼립투스를 약용으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이로써 유칼립투스는 작가에게 있어 어머니와의 관계를 상징하게 되었고, 특히나 작가의 노년기에 두드러지게 표면화된 모성 중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기능했다. 더 나아가 유칼립투스는 작가의 추억 기제를 촉발하고 과거를 현재로 소환해낼 수 있는 우리의 감각이 지닌 힘에 대한 믿음의 방증이기도 하다(작가는 생전 스튜디오를 정화 및 환기시키기 위해 유칼립투스를 태우곤 했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삶 곳곳에서 실질적, 상징적으로 쓰인 유칼립투스는 부르주아에게 미술의 치유적 기능에 대한 은유이다.
지난 2010년 99세를 일기로 타계한 부르주아는 전 생애 동안 예술적 실험과 도전을 거듭해왔으며, 현재 활동하는 미술가들에게 지대한 영감을 주는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힌다. 작가는 다양한 재료를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기존 미술의 형태적, 개념적 한계는 물론 초현실주의와 모더니즘 등의 주류 미술사조를 초월하는 사적이고도 독창적인 언어를 끊임없이 연구,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