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가 1999년 공동으로 시작한 동명의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전을 개최한다.
주인공인 앤리(Annlee)는 본래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로부터 저렴하게 구매한 단역 캐릭터로, 위그와 파레노는 다양한 작가들에게 이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제공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앤리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도록 하였다. 작가들의 손에서 앤리의 삶은 진화하였다.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은 2002년까지 20여 명의 작가들이 하나의 캐릭터인 ‘앤리’를 두고 30여 개의 작품을 제작한 멀티미디어 다중 저자 프로젝트였으며, 반아베미술관이 전체 작품들을 인수하여 소장하였다. 반아베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을 재구성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 14팀의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를 통해 현재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복제와 재생산 문화, 새로운 형태의 예술 창작 방식에 대해 흥미롭게 논의할 수 있다. 관련하여 저작권, 인격권, 배포권 등의 문제, 이에 따른 미술관의 제도적 개방성과 변화의 필요성, 그리고 윤리적인 시각에서 동물, 사물을 넘어 인공지능에까지 이른 정체성과 주체성의 개념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참여 작가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 리암 길릭, 리차드 필립스, 리크리트 티라바닛, 릴리 플뢰리, 멜릭 오하니언, 안나-레나 바니, 안젤라 블록과 임케 바그너, 조 스칸란, 프랑수아 퀴를레, 피에르 위그, 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 피에르 조셉과 메디 벨라 카셈, M/M (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