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 루프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몽 부드뱅의 개인전 《두 가지Two Things》를 개최한다. 시몽 부드뱅은 공장이나 농장, 채석장 같은 야외 공간을 탐험하면서 대상들을 발견하고, 사라질 존재들을 기록해 왔다.
전시는 브뤼셀 도시에 사는 여우들과 하남 교산 신도시 개발 과정의 풍경들을 기록하고 병치한다. 여우와 브뤼셀 시민들의 일상적인 만남은 여러 종들이 공존해야 하는 대도시의 혼종적인 특성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하남 교산 신도시 개발로 사라질 지역의 오래된 지명인 ‘고골’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곧 사라질 주소를 밑에 표시한다. 자연적 요소와 인공적 요소가 뒤섞인 고골의 질서는 협상과 논의 없이 조정되어 왔다. 전시는 야생과 인간의 교류, 머물던 사람과 새로운 이민자의 교류를 오래된 풍경과 도시 개발 중간의 시점에서 혼종을 기록하고자 한다.
작가는 스스로를 ‘스튜디오 예술가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아웃도어 예술가’라고 부른다. 공장이나 농장, 채석장 같은 야외 공간을 탐험하면서 대상들을 발견하고, 사라질 존재들의 기록을 전시 공간에서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한다. 작가는 새로운 예술 작품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있는 사물을 제 예술 실천 안에서 드러내기를 반복한다. 전시를 기획한 양지윤 디렉터는 부드뱅이 수행하는 방식을 “조각가 없는 조각”이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