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자크 랑시에르
출판사
프랑스 : Le Seuil
한국 : 오월의 봄
옮긴이 : 최의연
분야
인문사회과학
정가
22 000 원
발행일
2024.09.09
책소개
우리 시대의 사상가 자크 랑시에르가 ‘픽션의 정치’를 주제로 쓴 《픽션의 가장자리》가 출간됐다. 보통 문학 용어로 통용되는 ‘픽션’은 실재와 가상, 현실과 비현실, 진실과 거짓을 나누는 문제와 결부된다는 점에서 오랜 철학적 물음이기도 하다. 랑시에르는 특이하게도 문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또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합리적’ 설명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픽션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한 챕터로 의미 있게 다뤄지고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1990)라는 랑시에르의 대표적인 정치철학적 저작과 마주 서 있는 미학적 작품이다.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가 ‘정치의 감성학’을 이해하기 위한 주요 입구 중 하나였다면, 《픽션의 가장자리》에는 그에 대응하는 ‘미학의 정치’의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새겨져 있다.
이 책은 스탕달에서부터 발자크, 보들레르, 위고, 모파상, 프루스트, 릴케, 에드거 앨런 포, 콘래드, 제발트, 버지니아 울프, 포크너를 거쳐 브라질 현대 작가 주앙 기마랑이스 호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학작품 분석을 통해 문학혁명이 어떻게 민주주의의 가장자리를 따라 나 있는지 살핀다. 또 《자본론》에서 마르크스의 극작법을 분석하고, 근대와 현대 픽션에 등장한 새로운 주체는 누구이고 공통의 세계는 무엇인지를 탐구한다.
우리가 세계라고 부르는 것과 그 세계를 살아가는 방식들을 살펴보는 데 사유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책은 “이와 같은 온갖 모험들을 통해 계속되는 것은 바로 아무것도 아닌 것을 모든 것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에 대한”(20쪽) 이야기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 ‘픽션의 정치’를 통해 어떻게 주체로 등장하고, 변화하지 않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소개
자크 랑시에르 (Jacques Rancière)
1940년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파리 8대학에서 미학과 철학을 가르쳤다. 그의 사상적 여정에서 첫 번째 중요한 분기점은 루이 알튀세르와의 만남이었다. 그러나 1968년 5월혁명 이후 알튀세르와 불화를 겪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과학적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과 대중 사이의 지적인 불평등을 전제로 한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비판을 담아 《알튀세르의 교훈》(1974)을 발표했다. 같은 해 잡지 《논리적 반역Revoltes logiques》을 창간하며, 약 8년간 19세기 노동자들과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이 남긴 기록물에서 지적 평등을 입증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조사했다. 이러한 작업의 결실이 바로 국가 박사학위 논문인 《프롤레타리아의 밤》(1981)이다. 그 반향 속에서 그는 《철학자와 그의 빈자들》(1983)을 발표하여 철학과 사회과학의 역사에서 지적 분할과 위계의 전통을 재검토하고, 자칭 ‘철학자’ 혹은 ‘스승들’에 대한 도전을 이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발표한 저작이 《평민 철학자》(1985)와 《무지한 스승》(1987)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자신의 정치철학적 작업을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1990), 《불화》(1995)와 같은 저작에서 체계화한다. 동시에 문학을 필두로 미학과 예술론으로 관심을 확장하며 두 번째 사상적 분기점을 맞이한다. 이 시기에 문학, 역사, 정치의 관계를 다룬 《역사의 이름들》(1992), 《무언의 말》(1998), 《말의 살》(1998), 《감각적인 것의 나눔》(2000) 등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미학적 무의식》(2001), 《영화 우화》(2001), 《이미지의 운명》(2003), 《미학 안의 불편함》(2004), 《문학의 정치》(2007), 《해방된 관객》(2008), 《아이스테시스》(2011), 《잃어버린 실》(2014), 《풍경의 시대》(2019) 등 다수의 저작을 통해 동시대 사상의 윤리적 전환을 재검토하고, 기존의 예술 장르 및 시기 구분을 허무는 방식으로 예술사를 재구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증오》(2005), 《합의의 시대를 평론하다》(2005), 《자크 랑시에르와의 대화: 피곤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2009), 《평등의 방법》(2012), 《우리는 어느 시간에 살고 있는가?》(2017) 등 정치적 저작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정치와 예술을 넘나들며 당대의 이론적, 실천적 상황에 논쟁적으로 개입하는 그의 사상은 현대 담론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 링크]
*이 책은 주한 프랑스대사관 문화과의 세종 출판 번역 지원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