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wŏltae during Emperor Sunjong’s Inspection Tour to the Northwest 1909
고려의 궁궐터 : 개성 만월대의 복잡한 역사
셈 베르메르스
서울대학교
초록
오늘날 흔히 ‘만월대(滿月臺)’라 일컬어지는 고려의 옛 궁궐터는 부분적으로만 발굴된 거대한 규모의 유적지로, 관련된 당대 기록이 거의 없으며 영어로 된 정보는 더더욱 없다. 본 발표에서는 이 궁궐에 대해 현재 알려진 바와 앞으로 더 밝혀낼 수 있는 정보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동안 어떤 왜곡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123년에 고려를 방문했던 중국의 사신 서긍(1091-1153)이 남긴 『고려도경(高麗圖經)』(1124)의 내용과, 이 기록이 현대 학계에서는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서긍의 진술을 가장 잘 검증할 수 있는 궁궐의 정문(광화문)에서 정전인 회경전까지 이르는 구역에 대해서는 고고학적 · 학술적 관심이 가장 미약한 반면, 서긍의 설명이 상대적으로 문제적인 궁궐의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서는 학술적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물론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고자 하는 열의가 학문을 이끄는 원동력이기는 하나, 때로는 그 방향이 수정되어야 할 때도 있다. 여기서는 특히 회경전에 초점을 둠으로써 이를 시도하고자 하였다.
키워드: 고려시대 (918-1392), 개성 왕궁, 만월대, 재건축, 건축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