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2년 3월 25일~6월 5일
장소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7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B1F
자세한 정보
Tel: (02) 3015 3248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2022년 3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로르 프루보(Laure Prouvost)의 국내 첫 개인전《심층 여행사 Deep Travel Ink.》를 개최한다.
프랑스 작가로는 유일하게 영국의 터너 미술상(2013)을 수상했고 지난 베니스 비엔날레(2019)에서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가득 찬 프랑스 국가관 전시로 큰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비디오와 설치, 퍼포먼스와 조각, 회화에 이르기까지 멀티미디어를 다루는 로르 프루보는 허구와 현실이 뒤얽힌 독자적인 서사를 창안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개념미술가였던 (가상의) 할아버지 실종 사건과 같은 가족의 역사를 개인적인 삶의 추적이나 추모관 건립 등의 프로젝트로 끊임없이 현재화하면서 그 과정에 관객들을 연루시킨다. 이미지와 사운드, 텍스트와 보이스오버 등 서사의 구성요소들을 서로 어긋나게 하여 이미지와 언어, 기억과 서사 사이에 오해와 혼돈을 야기함으로써 현실을 꿈과 무의식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총 4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로르 프루보 작품 세계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여행’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선동가이자 유혹자로서 언제나 현실로부터 탈주하는 모종의 여행을 제안해온 작가는 낡았지만 영업을 하는 듯한 ‘아저씨의 여행사 가맹점’인《심층 여행사》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킨다. 미지의 가족의 존재와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관통하는‘심층’이라는 신비한 목적지는 몰입성이 강한 영상과 더불어 현실과 가상의 영역이 교차하는 지점을 제시한다.
관대하고 유머로 가득 찬 로르 프루보의 작품 세계는 스토리텔링의 방식으로 관객을 무의식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곳은 언어와 관습이 지배해 온 인간의 이성 중심의 세계가 폐기한 황무지같은 곳으로 소통이나 재화와 같은 현실의 헤게모니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지점이다. 작품 해석에 대한 무수한 공백을 남겨 시적 사유로 인도하는 것은 그 이면에 내포된 위급한 현실적 의제를 관객 스스로 알아채게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