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안드레이 마킨

출판사

프랑스 : Le Seuil
한국 : 1984books

옮긴이 : 이창실

분야

소설

정가

13 000 원

발행일

2022.8.22

책소개

눈보라에 휩싸인 우랄 지방의 어느 기차역, 한없는 연착으로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기차를 기다리는 화자인 ‘나’는 자신을 둘러싼 무리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안락한 생활에 대한 타고난 무관심과 체념, 부조리한 상황에 발휘하는 끈질긴 인내심’을 가진 ‘칙칙한 삶의 집적체’를 경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뮌헨의 한 철학자가 발명한 용어인 ‘호모 소비에티쿠스’를 떠올리는 나는 자신 ‘역시 분명 그들과 다를 바 없지만’ ‘처한 인간으로서의 조건을 명명할 수 있기에’ 그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왔다고 믿는다.

그렇게 기차를 기다리던 ‘나’는 문득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이끌려 한 어두운 공간에 다다르고 피아노 앞에 앉은 노인을 보게 된다. 익명의 동질성에서 한 개인이 고개를 드는 예기치 못한 순간이다. 모스크바행 기차가 도착한 후, 두 사람은 허름한 객실에서 다시 마주한다. 그곳에서 노인은 자신의 지나온 삶을 화자에게 들려준다.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는 이제 오래된 과거로 돌아가 ‘알렉세이 베르그’라는 한 젊은 피아니스트의 삶을 통과한다.

안드레이 마킨은 부서지고 깨진 삶의 파편들과 그에 맞물리는 위대한 한 인간의 운명을 이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루는 완벽한 스타일로 연주하며 소비에트 연방 역사에 묻힌 한 사람에게 잊을 수 없는 형상을 부여한다. 부조리를 넘어서서 삶이 음악으로 화한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가의 치밀하고도 시적인 문장들 또한 한 편의 음악으로 읽힐 만한다.

저자소개

안드레이 마킨 (Andreï Makine)

1957년 러시아 시베리아 출신으로 볼가 지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모스크바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노브고로드 언어연구소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프랑스 유수의 문예지인 「마가진 리테레르」의 소련 특파원으로도 일했다. 그가 서른 살이던 1987년, 프랑스를 여행하던 중 정치적 망명을 한 이후 1990년에 『어느 소련 영웅의 딸』이라는 제목의 데뷔작을 출간하면서 작가로서의 이력을 시작한다. 1995년에는 『프랑스 유언』으로 공쿠르상과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 그리고 메디치상까지 받는 3관왕의 주인공이 되면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유언』은 작가의 자전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화자는 작가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화자의 삶을 이중 분열적으로 몰고 갔던 매혹의 대상인 동시에 배척의 대상인 프랑스라는 유산은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작가 자신에게서도 드러난다.

마킨은 문학상 수상작 9편을 포함해 2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섬세하고 독특한 스타일의 작가로 자리를 잡았는데, 그의 문체는 시적이고 세련되었다고 평가를 받는 한편 고전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작품으로는 『소련 영웅의 딸』 『올가 아르벨리나의 범죄』 『동구를 위한 레퀴엠』 『어떤 삶의 음악』 『작크 도름므의 하늘과 땅』 『기다리는 여인』 『영원히 기억될 짧은 사랑』 『사랑받는 여자』 『슈라이버 중위의 나라』 『또 다른 삶의 열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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