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사

알랭 코르뱅

출판사

프랑스: Fayard
한국: 돌배나무

역자 : 이선민

분야

인문

정가

16 000원

발행일

2020년6월10일

책 소개

풀로 만나는 푸르른 감정의 역사

『풀의 향기』는 정말로 풀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과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풀을 바라보며 ‘어떻게 느껴왔는지’ 보여준다. 풀에 대한 애정과 호감, 풀이 주는 편안함과 욕망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다룬다. 인간의 감각과 욕망, 시간, 공간 인식, 감수성 등의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역사학자 알랭 코르뱅은 풀잎 하나에서 혹은 풀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에서, 그리고 잡초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익숙한 감각들을 이끌어냈다.

초원을 달리거나 풀밭을 뒹구는 어린 아이가 느끼는 기쁨, 풀밭에서 식사를 마친 뒤 편하게 즐기는 한낮의 여유로움, 베어 낸 풀에서 나는 냄새, 수풀 속 작은 세계에서 들려오는 윙윙거림뿐만 아니라 풀 침대에 짙게 배인 에로티시즘, 심지어 묘지 위로 가지런히 자란 잔디가 주는 평온함에 이르기까지 태초부터 이어져온 풀과 함께한 감각들은 다채롭다.

오늘날, 풀에 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는 넘어갔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의 풀을 향한 욕망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도시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옥상정원과 주변의 크고 작은 화단만 봐도 사람들이 풀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주고 잃어버린 감정들을 되돌려주는 초록의 풀은 다시금 자신의 자리를 되찾아나가고 있다. 그러한 풀을 현대인들은 새로운 형태로 찬미한다. 풀이 불러일으키는 욕망과 감정들을 묘사하는 푸른 산책은 계속된다. 『풀의 향기』는 지난 수십 세기에 걸쳐 풀이 일으킨 다채로운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풀의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시작하고자 한다.

알랭 코르뱅 (Alain Corbin)

근대사와 미시사를 전문 분야로 삼고 있는 프랑스의 역사학자이다. 1936년 프랑스 북서부 오른에서 태어났으며, 캉 대학에서 공부했다. 투르 대학과 판테온-소르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정년퇴직을 한 뒤에도 연구와 저술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인간의 감각과 욕망, 시간, 공간 인식, 감수성, 유혹 등의 다양한 주제를 다룬 연구 업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18~19세기의 심성사를 다룬 그의 연구는 다양한 문학작품을 사료로 이용하는데, 자신이 문학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뿐 아니라 거꾸로 그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로 꼽히는 《악취와 향기》가 영화로도 제작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에 영향을 준 것이 유명하다.

알랭 코르뱅의 저서는 국내에도 다수 출간되었다. 그의 저서로는 《침묵의 예술》, 《시간, 욕망, 그리고 공포》, 《창부》 등이 번역되었으며,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쓴 책으로는 《몸의 역사》, 《날씨의 맛》, 《기억의 장소》, 《사생활의 역사》 등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