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프랑수아 줄리앙

출판사

프랑스: Grasset
한국: 교유서가

옮긴이: 이근세

분야

철학

정가

15 000원

방행일

2021.01.14

도서소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고 충족되고 안정적인 상태, 즉 나와 세상이 합치된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다. 고전적인 예술 또한 합치를 지향했다.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자아와 타자를 완전히 일치시키려 했던 것이다. 미술작품을 자연과 합치시키기 위해 르네상스 시대에 알베르티가 고안해낸 원근법은 이후 수백 년 동안 회화 기법의 토대가 되었다. 조화, 융합, 반영, 합일 같은 말들은 미(美)를 수식하는 긍정적 표현으로 쓰여왔다.
이 같은 생각과 정반대로, 철학자 프랑수아 줄리앙은 합치를 벗어나야만 실존할 수 있다는 대담한 이론을 제기한다. 현재란 포착되지 않고 계속 빠져나가는 것이며, 생명체에 있어 기존 상태의 지속은 해체와 죽음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산다는 것은 오히려 밀착과 결속을 깨고 현재의 적합성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진정으로 ‘살아갈’ 수 있기 위해 합치를 끊임없이 쇄신하는 것, 즉 탈합치의 과정이다.
그러나 줄리앙에 따르면 탈합치는 특정한 목적을 가질 수 없으며 그 결과를 예상할 수도 없다. 탈합치는 선행 규범의 폐쇄성을 벗어나게 하고 창조적 가능성을 활성화시키지만, 반드시 진보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류의 진화 과정이나 예술의 역사는 탈합치가 항상 우발적이며 위험을 무릅쓰는 것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인간에게 탈합치는 자유와 실존을 향해 열린 창이 된다.

저자소개

프랑수아 줄리앙

1951년생. 프랑스 철학자로, 파리7대학 교수다. 프랑스 파리국제철학대학원 원장, 프랑스 중국학협회 회장, 파리7대학 현대사상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중국 사유와 서양 사유를 맞대면시키는 작업을 수십 년째 진행 중이고 40여 권의 비교철학 저작을 내놓았다. 들뢰즈, 푸코, 데리다 등 현대 프랑스 철학의 거장들에 이어 서양중심주의에서 벗어나려는 흐름에 있다. 그는 철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중국 사유와의 맞대면에서 찾는다. 중국 사유는 역사, 언어, 개념 등 모든 면에서 서양과 관계없이 정립되었기 때문에 서양 사유의 편견을 읽어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구다. 서양의 대다수 이론가들이 동양사상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많은 동양철학자들이 서양사상을 정확히 다루지 못하여 줄리앙의 관점은 아직 엄밀한 연구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그의 철학은 동서양 양쪽 이론가들에게 무궁무진한 영감을 제공할 것이다. 이미 그의 많은 저작이 20여 개 나라에서 번역되었다.

[출처 : 교유서가 (링크)]